작년 6월에 저희 회사 사내 특강중에 '바쁜 아빠들의 좋은 아빠되기' 특강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1년이 넘게 지났지만, 그때 들었던 내용들 중 참 와닿는 것들이 많아서
그때 적어둔 메모를 보며 기억을 되살려 강의 내용을 적어 봅니다.
IT 개발자라는 직업은 육체적인 노동은 많이 없지만, 근무시간이 길어서,
늘 바쁜 아빠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적지 않은 분들이 함께 강의를 들었었고 공감되거나 느끼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강의는 한국 학부모 교육센터의 이동순 소장님이 해 주셨습니다. (2011. 6. 3)
1. 당신은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까?
(http://www.dreamy.pe.kr/zbxe/index.php?mid=blog&document_srl=113764)
자신이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강사님도 언젠가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물어보셔서 '그렇다'고 대답을 했는데
그 교수님이 몇가지 질문을 하시더라는 겁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입니다.
*당신이 힘든 이야기, 속이야기를 부모님께 해본 적이 있나요?
*당신 자신의 소견과 의지에 대해 칭찬받고 인정 받은 적이 있나요?
*부모님과 재밌게 놀아본 적이 있나요?
그리고 생각을 해보니, 선뜻 '네'라고 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부모님 아래에서 큰 문제 없이 자랐지만, 위의 행동들이 있을때
자녀는 사랑받고 자라는 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자녀를 사랑한다면 저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2. 남자들의 잘못된 문화
우리나라 남자들이 고쳐야 할 잘못된 문화들이 있는데요
1. 일 중심 문화 - 삶의 중심이 일로 짜여져 있다는 겁니다.
2. 체면 중시 문화 - 체면과 겉치례 남들보는 눈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3. 음주놀이 문화 - 놀고 즐기는 게 없습니다. 여가생활이란게 음주로 귀결될 뿐입니다.
4. 혼자만의 레저 - 골프, 낚시, 게임 같은 혼자 즐기는 레저를 많이 합니다.
5. 욕설문화, 폭력문화 - 말할 것도 없지요
6. 음주 문화 - 폭음을 일삼고 술 먹는 습관과 문화도 잘못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화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빠들을 바라보면
자녀들의 기억속에서도 좋게 자리잡을 리가 없지요.
아이들이 기억하는 아빠의 모습들은 대부분 다음과 같은 모습일 뿐입니다.
*이불 덮고 자는 모습
*TV 리모콘을 손에 들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는 아빠
*열심히만 살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는 서툰 사람.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토마스 고든은
"아버지의 역할은 초등학교 6학년, 13살까지"라고 말합니다.
이 때까지의 부모 자녀 관계가 평생을 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 아빠들의 저런 모습만을 보이지 말고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거겠지요.
13년, 14살까지입니다. 저도 생각해 보면 그때쯤까지의 부모님과의 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것 같아요. 13살에도 허물없이 좋은 가족이라면 평생 그렇게 지낼 가능성이 높겠지요.
3. 아버지의 역할
자녀에게 아버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아들에게는 자신이 본받아야 할 '남성상'을 제시하게 되고,
딸에게 아버지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미래의 배우자의 모델이 되는 겁니다.
특히 여성에게 있어 아빠와의 좋은 경험이
① 어렸을 때와 ② 커서(사춘기때)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남자에 대한 성향이 결정됩니다.
① X ② X
아버지에 대한 경험이 아예 없는 경우, 여성은 거의 '성녀' 처럼 자라게 됩니다.
남자를 불편해 하고 어울리기 싫어합니다.
결혼에 대한 환상도 없고요, 별다른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① O ② X
어렸을 때엔 잘 지냈지만 커서 별로 함께한 기억이 없을때 여자들은
보통 이성과 빨리 교제를 시작한다고 하네요. 결혼도 빨리하려고 합니다.
또한 남성에게 의존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① O ② O
이 경우의 여성은 자신만의 꿈이 있고, 독립적인 남성을 좋아합니다.
또한 자신도 독립적입니다. 남자에게 푹 빠져도 다시 자신을 세운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역할을 다 해야 합니다.
딸이 나를 남자로 느끼면 어떡하냐구요? 남자로 느껴야 합니다.
아버지는 딸에게 있어 처음 겪게되는 남자입니다.
'적과의 동일시'라는 것이 있습니다.
싫은데 결국 copy하게 되는 겁니다. 맞고 자란 아이들이 결혼해서 또 때린다고 하지요?
맞고 자란 여인들도 때리고 살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가해자를 모방하려고 하기 때문이랍니다.
"엄마의 이런모습 싫어, 아빠 처럼은 안될거야" 라고 생각만 하지
그것에 대한 대안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저렇게는 안될거야' 뒤에 '저렇게 안하고 이렇게 해야지'가 빠져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익숙한 불행을 선택하지, 어색한 행복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래시계의 고현정이 검사가 아닌 깡패 최민수를 선택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4.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각기 다르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비슷비슷합니다. 하지만 불행한 가정들의 모습을 보면
천차만별입니다. 행복을 깨기는 참 쉽다는 말이지요.
자식을 사랑하는데 있어 '조건적인 사랑'과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습니다.
조건적인 사랑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많이들 하고, 많은 분들이 아마도 하고 계시듯이,
'내가 좋으면 좋고, 싫은 행동을 하면 싫은' 사랑입니다.
말을 잘 듣고 착하면 좋지만 또 안좋은 행동을 하면 미워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은 사람과 행동을 분리하여 사람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랑을 하려면 먼저 내적인 완성이 전제되어야 하지요.
조건적인 사랑보다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지향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쳐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면서 부모자식간의 권위도
새로운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농경사회의 오래된 권위는 나이, 돈, 힘, 낳았다는 소유로써 자식을 다스렸습니다.
내 말을 들어야 하는 근거가 저런 것들이라는 거죠.
내가 너보다 오래 살아 세상을 더 많이 안다는 것으로,
자식들을 내가 낳았으니 나의 소유이며,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가정공동체 내의 일부분으로,
때로는 부모가 가진 재산으로 자식을 굴복시키며
부모 무서운줄 알아야 한다며 폭력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권위는 더이상 안먹히게 되었습니다.
더욱 새롭고 올바른 권위로 옮겨가야 합니다.
먼저 부모 자신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살고 있는가를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신의 삶으로서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억압이나 소유가 아닌, 언행일치의 모범으로 자연스럽게 부모에게 따라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네 행동이 좋아야' 좋은 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며, 많은 스킨십과 공감, 칭찬과 놀이를 함께 합니다.
아이를 나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여겨 나는 내 삶에 충실하고
자식은 또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끌어주는 것입니다.
5. 소와 사자의 사랑
사랑의 5가지 언어 (게리 체프만)
① 함께 보내는 좋은 시간 -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것
② 애정어린 행동과 봉사 - 챙겨주기, 배려
③ 애정을 담은 스킨십 - 포옹, 가벼운 키스
④ 인정하는 말 - 칭찬과 격려
⑤ 선물 - 꼭 돈이 들지 않아도 정성어린 선물
게리 체프만은 사랑을 느끼는 행동을 5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함께 보내는 시간, 애정어린 행동과 봉사, 스킨십, 인정하는 말, 선물이 그것인데요
사람마다 애정을 느끼는 행동이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세세하게 잘 챙겨주고 배려해 주는 것이 애정어린 행동이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오히려 자신을 무시하고 간섭하는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실제 겪었던 한 사례를 말해주셨는데
상담을 온 어느 부부의 얘기를 들어보니 아내분은 남편이 스킨십 하는 것이 그렇게 싫다는 것이었답니다.
남편은 그것을 전혀 몰랐고 오히려 아내의 배려와 세세한 친절을 간섭으로 여겼다는 것이지요.
서로서로의 사랑을 느끼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찾아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도 그렇습니다. 아이들의 사랑의 언어를 이해해야합니다.
소와 사자의 사랑이야기 (간단 요약)
소와 사자가 서로에게 끌려 함께 살게 됩니다.
소는 사자의 용맹하고 먹이를 사냥하는 용감함, 민첩함이 멋져 보였고,
사자는 소가 늘 평화로와 보이고 항상 여유있고 평안한 느긋한 모습이 부러워보였습니다.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사자는 소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의 좋은 부위를 선물로 주고
소는 사자에게 풀을 먹이지요.
머지않아 둘은 힘들게 됩니다.
알고보니 사자의 용감한 사냥의 모습은 굶어죽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고,
소가 평화로와 보였지만 늘 불안에 떨며 주위를 살폈던 것 뿐이었습니다.
또한 처음에야 사자가 풀을 먹고 소가 고기를 먹는 척 하였습니다만,
원래 그것들을 먹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소와 사자의 가장 큰 문제는
서로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랑하긴 뭘 사랑합니까, 서로를 알지를 못하는데요.
사자가 소를 더 유심히 관찰했다면 소는 풀을 먹을때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소가 사자를 더 잘 살폈다면 사자의 사냥모습이 마냥 용맹해 보이지 많은 않았겠지요.
자식의 사랑의 언어를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6. 바쁜 아빠의 좋은 아빠 되기
독일의 프레드릭 2세가 1283년에 고아원 실험을 하였습니다.
우선 고아원에 있는 고아들에게 최고의 식사, 생활환경과 보모를 제공하면서
단 2가지만을 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첫째, 안아주지 말것. 둘째,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 말것.
결과는 1년 이내에 300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포옹과 눈맞춤을 통해서 정서의 안정을 얻습니다.
포옹의 경험이 없는 사람은 공격적인 스킨십을 하게 됩니다. 이런 애들은 10분 놀면 서로 싸워요.
첫번째 아이들에게 해야할 것은 바로 안아주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안아주면 그것만으로도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정신적인 유산을 주는 멘토입니다.
아이과 많이 놀아주어야 합니다. 놀아준 추억이 많다는 것은 자식에게 행복을 주게 됩니다.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둘만의 추억을 일부러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와 나, 둘만의 시간에 부인을 데려가면 안됩니다. 부인은 그때 아니어도 항상 아이와 같이 있습니다.
주말이 되면 아이를 데리고 (부인은 빼고) 정기적으로 놀러를 가세요.
둘만의 경험은 강력합니다.
(그리고 한두가지 사례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아버지가 실직한 6개월간 시골에서 자신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한적이 있었는데 아버지께는 힘든 시간이었겠지만 자신한테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으며 그때의
아버지를 너무 좋게 기억하고 있다는 아주머니 이야기. 아버지 돌아가시던날 병원에서 병원밥의 갈치를
먹었던게 너무 마음에 걸려 제사상에 늘 두툼한 갈치를 올리신다는 분의 이야기.)
아이의 자아 존중감을 최고로 올려주어야 합니다.
바로 안아주고 + 공감해 주고 + 놀아주는 것입니다.
이게 되면 의욕이 올라와요.
그리고 도전과제를 말해 주었습니다.
도전 1. 안아주고 안기자
포옹의 힘은 강력합니다. 간단히 안는 것이 아니라 가슴과 가슴이 꽉 닿는, 진심어린 포옹입니다.
(참석자 끼리 - 전부 아빠들 :) - 실습도 했답니다.)
도전 2. 의도적으로 둘만의 추억을 만들자.
부인 빼고. :)
도전 3. 같이 놀자. (재밌는게 핵심!)
재밌게 놀아주는 겁니다. 일주일에 2번, 30분 이상씩이요.
다른 가족은 안됩니다. 주말에는 몸으로 땀흘려서 신나게 놀아주세요.
몸으로 아이가 지칠때까지 놀아주는 것은 아빠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엄마들은 힘이 없어서 못한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이후에도 간혹 그때의 노트를 보는데 볼수록 기억에 남아 이렇게 포스팅합니다.
부모에게 주어진 시간은 13년이라는 것,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의 언어는 각각 다르다는 것,
안아주고 공감하고 부인빼고 둘이서만 놀러가야 한다는 것^^ 등등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좋은 특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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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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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중 고아원 실험에 대한 이야기는, 프레드릭 3세의 언어실험에 관련된 이야기 같습니다.
2세라는 글도 있고 3세라는 글도 있네요.
또 다른 링크.
http://m.health.chosun.com/column/column_view.jsp?idx=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