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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B 칼훈의 쥐 유토피아 실험
1968년에 존 B 칼훈이라는 동물행동학자가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이 있습니다. 210cm의 상자 속에 쥐 두 마리를 풀어놓게 됩니다. 음식이라던가 다른(천적이 없는) 조건들을 매우 풍족하게 해 줌으로써 쥐들이 매우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럴 때 쥐들은 어떤 양상과 행태를 보이느냐?'를 연구한 것입니다.
초반에는 이런 긍정적인 환경 속에서 왕성한 번식력을 통해서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거의 55일마다 두배씩의 개체가 늘어나는 놀라운 증가속도를 보였는데요. 그런데 315일 정도가 지나고 나서 660 마리가 된 다음부터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315일이 경과한 후에 660마리 정도가 되면서부터는 특이하고 다른 점들이 발견되었는데
첫째 출산율이 감소하고
두 번째 서로 간에 공격적인 행동들이 증가하며, 특히 생식 활동들이 매우 감소하면서 암컷들의 경우에는 자녀를 돌보지 않고 심지어는 (새끼에게) 공격적이고 해치는 행동까지도 보이는 양상들을 보였습니다. 600일이 지난 다음에는 더 이상의 세대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당시에는 2200마리까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이상의 개체수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이 실험은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쥐 유토피아 실험'의 뒷 이야기
이 실험이 의미하는 바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제한된 공간에서 밀집해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동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밀집도가 너무 높아지게 되면 서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공격적인 행동들을 많이 보이고 결국에는 그 집단 자체가 파괴될 정도의 공격적인 행동들을 많이 보였다는 것이 큰 시사점 중에 하나입니다.
둘째, 양육과 관련된 행동들도 밀집도나 개체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뒷전으로 밀리게 되는 이런 양상들을 보이기도 했다는 것이죠.
셋째, 갈등이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른 개체와 교류하거나 관계를 하기보다는 인간으로 표현하면 '대표적인 자기애적 행동들이 매우 증가하였다'
제한된 공간에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밀집되어 있는 환경.
이런 것들이 실은 우리나라의 상황과 많이 유사하거든요?
입시라던가 취업이던가 이런 심하게 경쟁적인 상황, 혹은 아동학대라던가, 집단 간의 대립이나 갈등, 이런 사회적 대립. 이런 것들이 실은 카론의 쥐 실험에서 다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서 우리가 시사점을 얻고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심리학 실험과 관련된 여담을 말씀드리자면 이 시절이니까 가능했던 실험입니다. 현재는 이런 실험을 할 수가 없습니다. 쥐 실험 같은 경우에도 동물 윤리학, 실험 윤리 같은 것들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쥐를 몇 백 마리, 몇 천마리를 죽이는 것은 윤리규정에 어긋납니다. 그래서 이런 실험 자체를 할 수 없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런 실험이 가지는 그런 의미들을 추론하고 해석하는 데에도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실험 같은 경우에도 유사 실험이 별로 없습니다. 이 실험이 전체적으로 보면 1780일이나 걸렸거든요
무려 5년에 걸쳐서 한 것입니다.
5년에 걸쳐서 실험을 진행하려면 엄청난 비용, 노력, 투자가 들어가는데 이 당시니까 쥐로 실험을 했지 실은 그 비용이면 인간 행동에 직접적으로 처치를 하고 독립변인과 종속 변인을 연구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지금은 불가능한 실험이기는 합니다.
실험의 맹점
이 실험에는 많은 맹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이 실험은 대단히 인위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행동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쥐들이 210cm 정도 되는 상자 안에서만 생활한다는 전제가 있는데 (실제) 쥐들은 훨씬 더 넓은 산과 들, 우리의 주거환경들 이런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이렇게 서로 공격적이고 죽을 정도의 밀집된 공간은 현실에서는 없다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두 번째는 처음에 이 실험을 시작할 때 쥐 두 마리를 가지고 시작했거든요. 근친 생식이 일어났다는 것이죠.
유전자의 문제라던가, 근친으로 인한 다른 변인들이 끼어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됩니다. '쥐들처럼 인류 멸망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걱정을 하시는데 심리학 전공자로서의 대답은 그럴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 퍼지(The Purge)라는 영화 보신 적 있나요? 12시간 동안 마음대로 공격성을 표현해도 되는 상황이 되는 상황을 가정한 영화인데요. 영화에선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괴롭히고...
쥐들은 아무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서로 공격하거나 해치면서 결국 멸망의 길을 가기는 했지만 인간들은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도덕, 관습, 법률이라는 기준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가 멸망하는 이런 시나리오는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유라는 것을 기본으로 해서 이런 제한된 상황에서 '어떻게 같이 공생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것이죠.
첫째 개체수의 증가는 서로 간에 경쟁을 일으키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쟁들은 그 내용에서 상호 공격 이라던가, 비난이라던가 이런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행동이 외에
상호 간의 부정적이고 해치는 행동 같은 것도 일어날 가능성을 높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에 많은 연구들이 있는 곳에서는 상당히 심한 경쟁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 맞다는 것이죠. 그것으로 인해서 우리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긴장감이나 불안감. 이런 것들과 관련된 부정적인 정서들을 많이 경험하는 건 맞습니다.
두 번째는 이런 경쟁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욕구라고 하는 생식에 대한 욕구라던가
교류를 한다던가 케어링을 한다던가 이런 동물 본연의 욕구들.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지거나 감소될 가능성을 시사해 줄 수는 있습니다. 경쟁이나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경우에는 남녀 간의 서로 사랑을 나눈다던가, 자식을 낳는다던가 혹은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인 상호의존을 한다던가, 이런 것들에 대한 관심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일부 나타나는 '헬조선'이라던가, '루져'라던가, 세대 간의 갈등 이런 좌절감이나 스트레스가 공격적인 방향으로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공격 있습니다. 이런 갈등이나 대립을 해결하고 돌파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공격성이 방향을 잡는다고 하면 우리 사회의 발전과 변화의 큰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스트레스, 어려움, 좌절 이런 것들을 사회적 낙오라던가, 세상에 대한 포기라던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UkqRoi0En0c&t=216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