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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가 끝이고,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할 때 그 사람의 예술인생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다
    - 강수진(발레리나)

2015.12.26 13:49

그 집 앞, 기형도

조회 수 169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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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앞


                 - 기형도 -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내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나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그날 마구 취한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있었네

사내들은 남은 힘 붙들고 비틀거렸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기형도, 그 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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