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사람은 불의한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은 연후에야 의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맹자

2007.12.10 20:30

굴욕..1

조회 수 8616 댓글 0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 일입니다.
알고보면 저는 뒤통수가 '딱 보기좋을 정도'로 튀어나온 뒤짱구 랍니다.
초등학교 때는 뒷통수가 참 잘생겼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었던 적도 있어요.
(앞은 촌놈)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와 어머니는 구름다리 건너 시내에 옷을 사러 갔었지요.
이것저것 찬거리를 사고난 뒤 제 옷을 보려고 가게에 들었습니다.
저는 옷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옷걸이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옷을 보고 있었습니다.
조금이 지났나, 막 들어오신 아저씨 한분의 목소리가 머리 위로 들려옵니다.

'아 고 놈 참 잘생겼네~'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심)

'어디 얼굴 한 번 보자.'

라고 나한테 말을 하셨습니다. 저는 대략 ㅡㅁㅡ 이런 표정으로
고개를 스윽 돌려 아저씨를 쳐다 보았지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저를 쳐다보신 아저씨의 얼굴이 순간 흠칫하더니
어둡게 굳어지며 '오옷' 하는 표정으로 옆으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겁니다!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나온 그 행동에 다시 마음을 추스리신 아저씨가
'하..하하하..'라는 억지웃음을 지으시며 나를 쳐다 봤습니다.
나 역시 그 아저씨를 ㅡㅍㅡ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고 아저씨는

'뒤..뒷모습은 참 잘생겼는데, 앞은 좀 아니네~ 하... 하하..'

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그 말을 들으시고 '얘가 뒷통수는 참 잘생겼다고들 그런다'며
맞장구 아닌 맞장구를 치시고 그렇게 넘어갔더랍니다.

그 후로 그 생각을 하면서 혼자 때때로 웃고는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날의 굴욕(?)은 참 우습네요. 크흐흐흐.
아저씨, 잊지 않겠다.


[ 관련 글 ]
TAG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0 인생은 5개의공을 저글링 하는 것입니다 1 secret 2007.06.16 2013
129 in Yentai, 고량주 2007.06.20 8847
128 비 오네요. file 2007.06.27 9795
127 in Yentai, 걸어서 5분거리에 바다가 있더군요. file 2007.06.26 9295
126 8년차 IT 개발자가 사직서를 낸 이유. 2007.07.04 10432
125 네잎 클로버. file 2007.07.15 9643
124 허밍어반스테레오-하와이안 커플(Hawaian Couple) file 2007.07.21 9456
123 요새 정치권. 2007.09.03 8229
122 어제는 지각을 했더랍니다. file 2007.09.15 8905
121 화학적 고찰 file 2007.09.30 9802
120 복수..1 file 2007.10.03 9102
119 결혼식 사회를 보았답니다. 2007.11.08 8987
118 [중국] 연태 한인성당을 찾아갔습니다. file 2007.11.19 12829
117 중국인들의 특이한, 그러나 강한 작은 것 file 2007.12.10 9514
» 굴욕..1 2007.12.10 8616
Board Pagination ‹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1 Next ›
/ 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