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일동안 휴가였다지요. 'Refresh 휴가'라고 불리우는 연차를 붙여서 쓰는
휴가입니다.
내리 이틀을 자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흘째 되는날에는
혼자 잠깐 시간을 내어 혼자 다녀왔습니다.
멀리 갈 수는 없고, 온양온천역 주변으로 목적지를 정했답니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1.온양온천역으로 가서, 현충사를 둘러봅니다. 초등학교 때 후로 가본적이 없네요.
2.외암리 민속마을을 구경합니다.
3.온양온천역으로 돌아와 온천에 몸을 담금니다.(햐아~ -ㅂ-)
[1.현충사]
바닷가에 가을빛은 저물어 가는데
찬 바람에 놀란 기러기떼 높이 떴구나.
나랏일 걱정스러워 잠 못 이루는 이밤
싸늘한 새벽달 빛은 칼과 활을 비추네.
(충무공 우국시)
누군가 저에게 존경하는 사람을 묻는다면 저는 꼭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순신 장군님이지요.(그리고 세종대왕님, 징기스칸 순으로 나온답니다. ^^) 특히
명량해전에서 보여주었던 16대 1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과
충직한 성품, 신의, 포기를 모르는 의지. 세계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해군제독임에
분명하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충사를 기꺼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온천역에서 내려 4km 정도 떨어진
곳에 현충사가 있습니다.
[온양온천역]
지하철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천안까지 연결되어있는 전철을
잇는다는군요. (이러다 전철이 부산까지 가는거 아닌가요? ^^)
[현충사 입구]
현충사는 이순신장군께서 어려서부터 무과에 급제하실때까지
지내시던 곳에 사당을 세운 것입니다.
평일이어서 그렇겠죠. 현충사는 한산했습니다. 가족들끼리 오신분이 간간히 보일뿐
일하시는 분들 외에는 안계셨어요.
길이 시원하게 잘 정리되어 있네요.
저멀리 멋있게 생긴 나무도 있구요. 100살쯤 된것이라는데 현충사를 지을때 주변
초등학교에서 옮겨온 것이라네요.
혼자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장군님이 모셔져 있는 사당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길고 곧은 길입니다.
어렸을 때는 마냥 재미없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참 잘해놓았네요.
충의문을 지나고
뵙고 싶었습니다. 장군님!
높은 곳에서 온양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보고 계셨습니다.
한참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린시절을 보내셨을 이순신 생가.
현충사를 나왔습니다. 바람은 쌀쌀하더군요. 집에서 보온병에 싸간 커피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차를 한잔 마시고 버스를 탑니다.
[2. 외암리 민속마을]
외암리 민속마을은 아주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 TV에 자주 나온다는 군요. TV에서
보이는 예쁜 민속 풍경 중 많은 부분이 이곳에서 촬영한다고 합니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온양온천역에서 멀지 않습니다. 약 10km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버스를 타고 30분정도 가니 외암리에 도착했습니다. 농협앞에 내려 초등학교를
가로질러 10정도 걸어가니 외암리 민속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입장료 1000원)
유치원생들이 견학 와 있었지요. 역시나 사람들 없이 한산했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봤는데, 그냥 초가집에 돌담길이더군요. 주민들이 실제 살고 있는,
옛시골집이었습니다. '뭐야..' 생각하며 (유치원생들을 따라 ^^;)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왠일입니까,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있더군요.
투호가 있길래 투호를 던져 봤습니다. 10개 던져 하나도 안들어 가더군요. -.-;
다시 한 번 던졌습니다. 하나 들어가네요. 쓰읍...
[3.집으로 오는길]
해도 기울어 갑니다. 돌아갈 기차시간도 슬슬 다가옵니다. 배도 고팠습니다.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밥을 안먹었네요.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나와 온천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온양에 왔으니 멀리가지 않더라도 온천에 몸을 좀 풀고
돌아가야 겠습니다.
이젠 꽤나 눈에 익어버린 온양온천역 앞에서 가까운 음식점을 찾아 요기를 하고,
미리 검색해두었던 온천을 찾아갑니다.
온양온천역을 등지고 나와 왼쪽으로 150미터쯤 가다보면 길 건너에 '신천탕'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이 온천 원탕이라는 군요. 주변의 대부분의 온천도 이곳의
물을 끌어다 쓴다고 합니다. 이곳의 좋은 물에 몸을 담가 피로도 풀고 오랫만에
목욕(^^;)하며 때도 밀고 왔습니다. 생각했던것 만큼 때는 많이 나오지 않아 좀
아쉬웠지요.
그렇게, 짧지만 결코 짧지 않았던 제 휴가 마지막날은 마무리지어지고 있었습니다.
몸도 상쾌하고 바람도 시원한 것이 기분좋았지요.
혼자 다니는 것이 사실 쉬운일만은 아니지만, 제 생각도 정리할 겸 가끔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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