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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걸려있는 내용이라며

어제 보라매병원 미사에서 신부님께서 읽어주신 문구입니다.

 

인상깊어서 찾아보니 안도현 시인의 '가을 엽서'의 한 구절이네요.

 

낙엽은 사랑이 더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기꺼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겠죠?

사랑하는 무언가를 위해 기꺼이 시들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한마디에 많은 것을 담아내는 시인의 감수성에

포슬포슬 내린 비와 함께 상념에 젖은 하루였습니다.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안도현, '가을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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