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Clouds

New Postings

  • 만약 모든 사람이 실제로 당신을 잡으려고 한다면, 편집증도 좋은 생각이다.
    - 우디 앨런

2015.12.26 13:49

그 집 앞, 기형도

조회 수 167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그 집 앞


                 - 기형도 -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내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나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그날 마구 취한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있었네

사내들은 남은 힘 붙들고 비틀거렸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기형도, 그 집 앞


[ 관련 글 ]
TAG •
?

CoLoR (BLOG)

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1. 거짓말을 타전하다 - 안현미

    거짓말을 타전하다 안 현 미 여상을 졸업하고 더듬이가 긴 곤충들과 아현동 산동네에서 살았다 고아는 아니었지만 고아 같았다 사무원으로 산다는 건 한 달치의 방과 한 달치의 쌀이었다 그렇게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 살았다 꽃다운 청춘을 팔면서...
    Date2015.08.26 ByDreamy Views1532
    Read More
  2. 雪日 (김남조)

    雪日 - 김남조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 게 된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Date2015.07.28 ByDreamy Views1574
    Read More
  3. 그 집 앞, 기형도

    그 집 앞 - 기형도 -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내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나의 눈빛 지푸...
    Date2015.12.26 ByDreamy Views1675
    Read More
  4. 인연 - 도종환

    인연 - 도종환 너와 내가 떠도는 마음이었을 때 풀씨 하나로 만나 뿌린 듯 꽃들을 이 들에 피웠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떠돌던 시절의 넓은 바람과 하늘 못 잊어 너 먼저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 또한 너 아닌 곳을 오래 헤매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가...
    Date2015.08.13 ByDreamy Views1841
    Read More
  5. 어떤 결심 - 이해인

    어떤 결심 - 이해인 -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Date2016.01.25 ByDreamy Views2146
    Read More
  6. 공기해장국 - 안현미

    공기해장국 - 안현미 빨간 색깔의 슬픔 한개와 일곱개의 계절어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러시아에서 왔다 우리는 그녀를 오로라공주라고 불렀지만 국립의료원 중환자실에는 위독한 어머니가 누워계셨다 신원미상의 행려병자로 실려온 분들의 이름 불상님...
    Date2016.02.24 ByDreamy Views2492
    Read More
  7. [COLOR] 십자가 (white)

    시를 봤어. 왜 버스 유리창에 칼라출력 해서 붙여 놓은 거 있잖아. ^^ 그래도 옛날엔 문학소년이었거든. 이쪽 저쪽 시를 보다가. '십자가'라는 시가 있더군. 윤동주가 쓴 '십자가'. 교과서에도 나오잖아. 그리고 읽다 보니, 옛날 학교다닐때 배웠던 게 생각이...
    Date2004.04.22 ByDreamy Views2874
    Read More
  8. [COLOR] 어느 밤늦은 거리에서 나는 (pink)

    어느 날 밤 늦은 거리에서 나는 헐떡거리며 따라오는 초라한 내 삶의 그림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우고 미소까지 머금었지만 어찌된 까닭인지 저 녀석은 그 모양 그 꼴로 늘어져 있는 것인지. 저건 내 삶의 그림자가 아니라고 모른 채 털...
    Date2004.04.12 ByDreamy Views3531
    Read More
  9. 외워두세요(white)

    모두 다 받았죠. 그냥 있어준 것 만으로 어디에 있어도 느끼는 햇살 같았어요. 감사할 뿐이죠. 마지막 이예요. 거짓말 하기는 싫어요. 슬프게도 너무 잘 알죠. 같은 공간에선 같이 살 순 없어. 서로의 걱정은 하지 마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사는 동안에는 ...
    Date2004.12.27 ByDreamy Views3598
    Read More
  10. 일주일의 의미

    당신에게 일주일은 무엇입니까. 사랑을 하기에는 너무 짧고, 연애를 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 길을 떠나기에는 충분하지만, 다시 돌아오기는 부족한 시간. 일을 시작하기 쉽지만, 그 일을 끝내기는 어려운 시간... ========================================= ...
    Date2005.10.21 ByDreamy Views3612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Next ›
/ 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