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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물 안 개구길가 싫어 벌판으로 나갔지만 하늘은 넓은 벌판에 떠밀려 이내 내 가슴속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 박종화 시인

조회 수 12590 댓글 0
누가 쓴거 고쳐서 다시 쓴거... -_-


        오직 사랑 때문에
                                             -드리미

십자가 위에 계셨지만 미소 띤 당신을 보았습니다.
오련해지기만 하는 당신과의 다짐.
내 영혼 곳곳에 패여 있는 늪은 세상의 모습입니다.
길을 걷다 사랑의 씨앗을 보았지만
이미 무뎌진 마음가엔 싸늘히 식어가는 촛불만이
차가운 바람에 기대 있었습니다.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이제 이 자리에 뜨거운 주먹과 수은빛 눈물을 남깁니다.

주님의 길을 걸으신 비둘기의 님이여,
대답해 주소서.
참된 삶을 참된 믿음을 진실된 사랑을.

산과 같은 당신의 진리 우레와 같은 목소리로,

내리소서 !

내 가장 작은 이웃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음이
진실된 믿음임을.

태산북두의 영예도 권력도, 해태의 정의(正義)의 눈도
고통의 넓고 깊은 강을 건너
끝내 죽을 수 있는 사랑이 없다면
한갓 개지만도 못한 것임을.

단단히 얼어 있던 마음 속에 다가온 봄,
해토머리의 버긋한 틈 속에서

여전히 포근한 두팔을 저에게 보이신
당신의 승천을 맞았습니다.
당신 뒤로 보이는 아침의 햇살 속에는
수많은 비둘기들이 당신의 뒤를 따랐습니다.

가게하소서,
우리도 이제 가게하소서… 주여!

세상의 적토마 초고리 다 버리고
아픔과 눈물도 잊은 채
피투성이의, 그 고운 성혈의 십자가를 지신
당신의 길을 따르게 하소서.

사랑만이,
오직 사랑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음이
당신을 따르는 길임을 알게 하소서.

오랜 길을 가고 나서도
지나왔던 많은 산과 고개를 추고하며 흐뭇해하기 보다는
고통받는 영혼을 위해 화살기도를 바치고 싶습니다.

교회의 꽃부리, 자랑스런 순교자여.
당신들의 큰 부름이 우리를
주님의 희고 순결한 사랑 안에 하나되게 합니다.

당신께서 사시는 9월의 하늘은 높아만 갑니다.
슬픔이나 고독이 감정의 사치는 아닐테지요.
암흑 속에서 새벽을 준비하는 가을 이슬들이
높은 하늘 속으로 제 몸을 조금씩 날리듯이
모든 기도가
당신의 눈가에 날아오르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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