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면 쓸 수록, 이 컴퓨터는 모를 녀석입니다.
대단히 논리적으로 설계되어 있지만, 하는 짓을 보면 전혀 논리적이지 않아요. 그리고 다른 특징들도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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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에 복무한 적이 있는 한 대학교수는 영어의 배라는 단어가 여성형이라는 사실이 항상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컴퓨터는 어떨까요? 즉 남성형일지, 여성형일지 그것이 또 궁금해진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 못해 컴퓨터 전문가들로 두 개의 그룹을 구성하기로 했지요.
하나는 여자로, 다른 하나는 남자로 구성된 그룹이었습니다. 두 그룹은 각각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선 여자 전문가 그룹은 컴퓨터가 남성형 명사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1. 한동안 워밍업을 시켜야 제대로 작동한다.
2. 담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엄청나지만 그 원리는 단순하다.
3. 문제를 해결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용하는 동안 절반 정도는 컴퓨터 자체가 문젯거리를 만든다.
4. 좀 더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을 구입하자마자 매번 하게 된다.
남자 그룹은 컴퓨터가 여성형이라고 명확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1. 만들어낸 사람 말고는 아무도 그 내부 로직을 이해할 수 없다.
2. 사용자들은 컴퓨터끼리 의사소통을 하는 언어(프로토콜)를 이해할 수 없다.
3. 나중에 질책하기 위해, 아무리 작은 실수라도 데이터로 모두 저장한다.
4. 손에 넣는 순간부터 월급의 절반은 그 부속품을 구입하는데 지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