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울
- 조웅제 -
거울 속의 나는 목소리가 두 개
거울 밖으로 닿지 않는 작은 목소리 두 개
어느 밤 내게서 떨어져 나와
내가 되어버린 내 이름
조각들의
침묵의 목소리
톡톡 먼지를 떨어내고 옷깃을 저미고
씽긋 미소도 지어보지만,
단지 보이는 내 모습을 모사할 뿐
하고픈 말을 하지 않는 거울 속의 나.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내 모습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내가 되어 간다는 것일까.
조금씩 부스러져 이제는 알아보기 힘든 내 얼굴
거울 속 나를 모사하며
진실을 말해주려 하지만
거울 너머로 닿지 않는 내 두 개의 목소리
거울을 통해 들을 수 없는 나의
이름. 진실.
내 삶의 슬픈 무게.
내가 바라보는 나 자신에게 무엇인가 말해주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삶의 공허함이란...
(201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