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BLOG)
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르로이 앤더슨(LEROY ANDERSON) - 타이프라이터(THE TYPEWRITER)
르로이 앤더슨(1908-1975)의 '타이프라이터'라는 곡입니다.
조지 거쉰, 코플란드 등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기악 작곡가로 불리웁니다.
무엇이든 음악으로 만들어버립니다. ^^
타자기 소리가 흥겹죠?
귀에 익은 많은 노래들을 작곡하였습니다.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세요,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 지를.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 걸려있는 내용이라며
어제 보라매병원 미사에서 신부님께서 읽어주신 문구입니다.
인상깊어서 찾아보니 안도현 시인의 '가을 엽서'의 한 구절이네요.
낙엽은 사랑이 더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기꺼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겠죠?
사랑하는 무언가를 위해 기꺼이 시들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한마디에 많은 것을 담아내는 시인의 감수성에
포슬포슬 내린 비와 함께 상념에 젖은 하루였습니다.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안도현, '가을엽서'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들꽃 수목원에서 만난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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