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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이 비치는 동안에 건초를 만들자.
    - 세르반테스

CoLoR (BLOG)

유치찬란한 대화 모음집

조회 수 287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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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한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모든 종교적 질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많은 대답이 나왔다.
"신은 존재하는가?" "하느님은 누구이신가?" "사후의 삶이 있는가?" 등등등

"아니다." 스승이 말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 이다."

나는 누구일까. 진짜 나는 내 영혼일까, 나의 몸일까, 나는 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떤것이 진정 '나'를 '나'로 만들어 주는 것일까.
몇몇 사람들은 영혼은 뇌속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이들은 영혼은 심장안에 있다고 이야기하며,
어떤 사람들은 건강한 육체와 영혼이 모두 있을때에 진정한 '나'일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죽은 후에 영혼만으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것일까.



Violet : 그러니까 당신말에 따른건대, 당신이 죽으면 영혼은 천당에 있겠군요.

설교자 : 그렇습니다.

Violet : 그리고 몸은 무덤속에 있겠고요?

설교자 : 네.

Violet : 그럼 당신은 어디에 있게 되지요?

2004.08.28 12:29

Immortel 中

조회 수 36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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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것을 기억하라 나의 영혼이여  

저 아름답고 부드러운 여름 아침을..  

인행의 행로를 돌아서..  

침대 위의 죽어가는 역겨운 송장이여  

그 다리는 흥분한 여자처럼 공중에 떠 있도다  

리듬감 있게 눈물을 흘리는 분수처럼  

나는 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난 상처를 찾기 위해 헛되이 몸을 만진다  

난 나의 심장의 뱀파이어다  

영원히 웃도록 형이 집행되고 버려진  

그러나 더 이상 웃을 수 없는..

2004.08.27 02:14

[COLOR] 구충제 (White)

조회 수 349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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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회충, 키다리 촌충,

십이지장충, 성질 나쁜 편충,

그리고 알까지....

1회투여로 높은 효과를 발휘하며

식사와 무관하게 투여할 수 있으므로 간편한.

이것 하나면 속 안에 들어있는 녀석들을 모두 몰아낼 수 있다.

이걸 먹고,

속안에 들어있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을,

모두 꺼내 버려야 겠다.

모두.


[주의사항]

1. 다음환자에게는 투여하지 마십시오.  : 임부, 과민반응자.
2. 부작용 : 대량감염시 심한 눈물, 허탈감, 지독한 고독이 보고 되었습니다.
3. 일반적 주의 : 이약은 안식향산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으며, 안식향산은 피부, 눈, 점막, 마음에 경미한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조회 수 255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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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른 사람의 책을 뒤적거리다가 찾아낸

잊혀진 행운 둘.

하나하나 간추리며 찾았을 정성과

함께 가져와 책갈피를 만들어

하나는 건네주고, 하나는 내가 갖음.

왠지 모를 뜻밖의 행운이라는 생각에

입가에 스며든 미소.
  • Dreamy 2004.10.27 15:30
    이 녀석.. 내 다이어리와 함께 없어져 버렸어.

조회 수 417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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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골똘히 잠겼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창밖을 보았을때 생각지도 않았던 비가 내릴때가 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무덥던 세상은 어느새 축축하게 젖어서 습한 한숨을 내뿜고 있을때. 그냥 비가 온것일 뿐인데, 잠시 생각에 잠겼을 뿐인데,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white : 나 그녀석이랑 헤어졌다. 헤헤헤. 어떻게 했어야 할지 힘들었는데, 그냥 헤어져 버렸어. 모르겠어 진짜로 헤어진건지도. 그냥 앞으로 보게되지 않을 것 같아.

yellow : 괜찮은 거니? 힘들텐데...

white : 응, 그냥 조금 울었어. 그런데 아직 잘 모르겠어. 뭐 헤어진건지 뭔지도. 크게 슬프거나 하지도 않구, 조금 섭섭하기는 하지만 말야.

yellow : 힘내, white. 앞으로 더 힘들거야.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위로 해줄게. 힘내.

white : 그런것 같아.
헤어진 그 다음날에는 섭섭하고, 둘째날에는 후련하기도 하고 자유롭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구, 셋째날에는 현실감이 없어지고 멍하다가, 그 다음날 부터 슬.퍼.져.
어제 사실 많이 울었어. 정말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나한테는 남은 눈물이 없는 줄 알았거든. 그런 흔한 3류 사랑노래 같은 것들이 온 방안에 꽉 차버렸어.

참 우스워. 바로 몇일 전까지는 힘을 주고 행복하게 만들었던 기억, 장소, 물건, 사건, 시간, 미소, 날씨, 노래, 동물, 영화  모든것들이, 정말 똑같은 것들이, 나에게 슬픔을 주고 아픔으로 다가오는 거야.
하루만에 세상은 완전히 뒤집어 졌어. 세상에 바뀐 것은 단 한가지 밖에 없는데, 왜 세상이 전복된거야? 왜, 왜 그런거야?

yellow :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마. 지금은, 지금은 정말 죽을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냥 그렇게 살게되.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가도 그냥 그렇게 지내다가 목소리마저 희미해 지게 되는거야.
결코 너 자신일 수는 없지만, 지내다 보면, 슬프지만, 그냥 그렇게 만나고, 다시 사랑하고, 웃기도 하면서 살게되.
기억이란건 참 우스운 거야.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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